제목: 가르쳐.. (536)

눅10:42) “예수께서 한 곳에서 기도하시고 마치시매 제자 중 하나가 여짜오되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”

아내가 병든 후부터는
줄곧 쌀을 씻어 밥솥에 안치고, 잘은 못 하지만 반찬을 만들고 또 설거지를 하고 하는 일은 다 내 몫이 되었다. 그런데 글쎄, 오늘따라 울 할망땅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픈 몸을 가지고 부엌으로 들어 가드니 저녁 준비를 한다.

나름 그동안 많이 미안했나 보다.
그래서 나는 힘도 들었지만 그저 모르는 체 하고... 드디어 저녁 준비를 다하고 밥을 먹자고 하여 식탁에 앉았는데 반찬은 둘째 문제고 올라온 밥이 완전 된밥이었다. 사실 젊을 때와 달리 내게는 정말 된밥은 너무 별로다. 

그렇다고 밥이 어떠니 저떠니 할 수도 없고...
인내하며 밥을 다 먹어 갈 무렵이다. 아니,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사실 다 먹었는데, 울 할망땅구는 밥을 다 먹질 못하고 꺼적꺼적 거리다가 나를 보고 자기 먹든 밥을 가리키며 못 먹겠다고 한 숟가락을 퍼가라는 것이다.

잠시지만...
나는 많은 고민을 했다. 이거 내가 거절을 해야 하나, 그 먹던 밥을 갖다가 먹어야 하나... 만약 거절했다가는 서운하게 여길 것은 고사하고 괜히 또 해방 전 이야기까지 꺼내가며 시비를 걸어 올 생각을 하니...

이를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 꼬이꼬이...(늘 잘 먹어왔지만 ㅎㅎ)
오늘 성경은 제자들이 주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말씀이지만... ㅎㅎ